임원·등기이사의 연차 — 근로자성 인정 기준과 실제 사례
사실 확인 2026년 5월 11일검증 방식
"이사 승진했는데, 연차가 사라졌습니다"
15년 차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습니다. 명함이 바뀌고 임원실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인사팀이 통보합니다.
"이번 달부터 임원이라 연차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미사용 연차도 임원 발령일 기준으로 정산했습니다."
이 통보가 적법한지 아닌지는 직함이 아니라 실질적인 근로 관계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한국 임원은, 법원에서 따져보면 여전히 근로자입니다.
임원 vs 등기이사 — 법적 출발점
두 단어가 가리키는 것
임원(상무·이사·전무) 은 회사가 임의로 부여하는 직위입니다. 상법상 "이사"가 아니라, 인사 발령 절차로 임명된 고위 관리자입니다. 흔히 "비등기 임원"이라고 부릅니다.
등기이사(법인 이사) 는 상법 제382조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되어 등기부에 기재된 이사입니다. 회사와 위임계약(민법 제680조) 관계에 있습니다.
| 구분 | 비등기 임원 | 등기이사 |
|---|---|---|
| 선임 절차 | 인사 발령 | 주주총회 결의 |
| 등기 여부 | X | O (등기부 기재) |
| 계약 형태 | 통상 근로계약 연장 | 위임계약 |
| 임기 | 정함 없음 또는 단기 | 상법상 3년 |
| 보수 결정 | 인사 정책 | 정관·주주총회 |
법적으로 위임관계인 등기이사는 근로기준법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반면 비등기 임원은, 직함과 무관하게 실질이 근로 관계라면 근기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법원의 판단 기준 — "직함이 아니라 실질"
대법원은 임원의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직함이나 등기 여부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일관되게 사용하는 잣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해 정해지는가
- 취업규칙·복무규정의 적용을 받는가
- 사용자가 근무시간·장소를 지정하고 통제하는가
- 본인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대체할 수 없는가
-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인가, 사업 성과의 분배인가
- 기본급·고정급이 정해져 있는가
- 4대보험에 직장가입자로 가입되어 있는가
- 계속성과 전속성이 있는가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을 비롯한 다수 판례에서, 대법원은 위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계약의 형식이 위임이라도 실질이 종속적 노무 제공이면 근로자라고 봤습니다.
등기이사도 근로자일 수 있다
흔한 오해 — "등기이사는 무조건 위임이라 근기법 적용 안 된다."
대법원은 등기이사라도 형식이 아닌 실질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과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은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정립한 대표적 사례입니다(다만 두 사건 모두 구체적 사실관계에서는 근로자성을 부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등기이사라도 다음 조건이 충족되면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정해진 업무를 수행
- 출퇴근 통제, 근태 관리 대상
- 4대보험 직장가입자
- 보수가 사업 성과 분배가 아닌 고정 월급제
- 주주가 아니거나, 보유 지분이 형식적
- 회사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음
이런 경우 등기부에 "이사"로 적혀 있어도 연차유급휴가, 퇴직금, 해고 제한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임원이 담당 업무를 총괄·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면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실제 인정 여부는 사안별 판단이 필요합니다.
비등기 임원 — 사실상 거의 근로자
비등기 임원은 더 단순합니다. 직원에서 승진한 상무·이사는 다음 특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합니다.
- 원래의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되었다는 명시 합의가 없음
- 4대보험 직장가입자 지위 유지
- 동일한 사무실, 동일한 출근 통제
- 인사·노무 규정의 적용 (다소 완화될 뿐)
대법원은 비등기 임원이 회사 최고 의사결정자의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즉 비등기 임원은 승진 후에도 실질이 종속적 근로관계라면 근로자 지위가 유지되며, 연차도 그대로 발생합니다.
실제 사례 3가지
사례 1: "상무 발령 후 연차 정산 통보를 받았다"
10년 차 직원이 상무로 승진하면서 인사팀이 미사용 연차 17일을 "임원 발령일 기준 소멸"로 처리. 이후 본인은 동일 사무실에서 동일 업무 수행.
→ 근로자성 유지. 연차는 소멸되지 않으며, 승진 이후의 연차도 계속 발생. 임원 발령일에 정산했다 하더라도 무효. 노동청 진정 또는 임금 청구 소송으로 회수 가능.
사례 2: "등기이사인데 사장 결재 없이는 휴가도 못 갑니다"
40대 등기이사. 정관에 따라 등기되었으나, 실제로는 대표이사가 모든 결재권을 보유. 본인은 출근부 작성, 4대보험 직장가입자, 월 고정급, 지분 없음.
→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자성 인정 가능성 높음. 미사용 연차수당, 퇴직금, 부당해고 구제 모두 청구 여지 있음.
사례 3: "오너 일가 등기이사인데 연차수당을 청구하고 싶다"
대표이사의 친인척으로 등기이사에 임명. 보유 지분 30%, 회사 의사결정에 실질 참여, 본인 출퇴근·휴가 자율적.
→ 근로자성 인정 어려움. 종속성과 사용 종속 관계가 부정되며, 보수도 근로 대가가 아니라 사업 분배로 봄. 연차수당 청구 곤란.
미사용 연차수당 청구 — 가능한 경우, 불가능한 경우
| 상황 | 청구 가능성 |
|---|---|
| 비등기 상무·이사로 승진 후 동일 업무 | 매우 높음 |
| 등기이사인데 대표이사 지휘 받음, 지분 없음 | 높음 |
| 등기이사이면서 임원 보수 규정 별도, 출퇴근 자율 | 낮음 |
| 대주주 겸 등기이사, 사실상 경영 책임자 | 매우 낮음 |
| 외부 영입 사외이사 (비상근) | 적용 불가 |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근로기준법 제49조). 미사용 연차수당도 임금채권에 해당하므로, 임원으로 재직 중에도 직전 3년치는 청구 가능합니다.
임원 계약서 — 어떻게 작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라
승진 시 회사가 새로 받게 하는 문서가 두 종류입니다.
A. 위임계약서(임원 계약서)
- 제목: "임원 위임계약서" 또는 "이사 위임계약서"
- 표현: "위임하고 위임받는다", "보수는 ○○으로 정한다"
- 4대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거나, 직장가입자 유지가 명시되지 않음
- 근로기준법 적용 배제 조항이 포함되기도 함
B. 근로계약 변경서(처우 변경)
- 제목: "근로계약 변경 합의서", "근로조건 변경 통지"
- 직위·보수만 변경, 근로계약은 유지
- 4대보험 직장가입자 그대로
- 취업규칙 적용 명시
A를 받았더라도 실질이 근로관계면 근기법이 우선합니다. 다만 분쟁 시 입증 책임이 본인에게 옮겨오므로, 가능하면 B 형태로 정리하거나, A를 받더라도 4대보험·출퇴근 통제 등 종속성의 근거 자료를 보존해 두어야 합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 입증해야 할 것들
근로자성을 다투려면 다음을 모아두세요.
- 4대보험 자격 득실 확인서 (직장가입자 지위 유지)
- 급여명세서 (고정 월급제 여부, 임원 보수 별도 산정 여부)
- 출퇴근 기록 (지문, 카드, 메신저 로그)
- 결재 라인 (대표이사·회장 결재를 받는 사실)
- 근태·휴가 신청 이력 (취업규칙 적용 정황)
- 명함, 조직도, 사내 직제 규정
- 주주명부 (지분 보유 여부)
이 자료들이 모이면, 직함이 무엇이든 대법원의 판단 기준에 따라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핵심 정리
- 비등기 임원(상무·이사) 은 거의 모두 근로자. 연차 그대로 발생, 미사용 수당 청구 가능.
- 등기이사도 종속성·전속성·고정급·4대보험·지분 없음 등 조건 충족 시 근로자로 인정.
- 대법원은 계약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
- 임원 발령 시 미사용 연차 일괄 정산 통보는 무효일 가능성이 높음.
- 분쟁 대비해 4대보험·결재·근태 자료를 보존.
직함이 바뀌었다고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법적 고지사항
본 글은 2026년 5월 기준 한국 근로기준법상 임원·이사의 근로자성 및 연차 권리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임원의 근로자성은 사용종속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직위·직책·실질적 업무 내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구체적 사안 판단은 국가법령정보센터,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또는 공인노무사·변호사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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