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직 연차, 누가 주는가 — 파견법과 근기법의 경계
"연차는 누구한테 말해야 하나요?"
파견직 근로자의 흔한 고민입니다.
"월급은 파견회사(A사)에서 받는데, 일은 사용회사(B사)에서 합니다. 연차는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나요? 파견회사가 거부하면? 사용회사가 막으면?"
결론부터 말하면 연차 부여 의무는 파견사업주(A사)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연차 사용을 막는 건 대부분 **사용사업주(B사)**입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파견직은 "누구의 근로자"인가
근로계약 당사자: 파견사업주(A사)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파견근로자의 근로계약 상대방은 파견사업주입니다. 즉 월급·사회보험·퇴직금·연차 — 이 모든 근로조건의 법적 책임은 A사(파견회사)에 있습니다.
지휘·명령 당사자: 사용사업주(B사)
반면, 일상 업무의 지시·감독은 B사(사용회사)가 합니다. 출퇴근 시간, 업무 내용, 휴가 시기에 대한 현실적 통제권은 B사에 있습니다.
이 이원적 구조가 파견직 연차 문제의 핵심입니다.
연차 부여 주체: 파견사업주
근로기준법 제60조의 "사용자"는 파견직의 경우 파견사업주를 가리킵니다.
사용사업주(B사)는 법적으로 연차를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연차 사용 요청을 거부할 권한도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사용사업주가 연차를 막으면 — 누구의 시기변경권?
시기변경권은 파견사업주의 권한
근기법 제60조 제5항의 시기변경권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자는 파견사업주입니다.
실무에서는 B사(사용회사)가 "그날은 사람이 없어서 안 된다"며 연차를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 B사가 직접 "연차 불허"를 통보 → 위법. B사는 사용자가 아닙니다.
- B사가 A사에 "이 사람 그날 빠지면 곤란하다"고 요청 → A사가 시기변경권 행사 여부 판단
즉 최종 결정권은 A사에 있고, A사가 시기변경권을 행사하려면 B사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현실의 문제: A사가 B사 편을 든다
파견회사는 사용회사의 "고객"입니다. 파견계약이 끊기면 파견회사 매출이 빠집니다. 그래서 A사가 B사 입장을 따라 연차를 막는 경우가 흔합니다.
기억하세요: A사의 시기변경권은 B사 편의를 지키기 위한 권한이 아닙니다. 대체 인력 확보 노력 없이, 단지 B사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연차를 거부하면 위법입니다.
파견 계약 만료 시 미사용 연차 정산
계산 기준
파견직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미사용 연차에 대한 연차수당 청구권을 갖습니다.
- 연차수당 = 통상시급 × 8시간 × 미사용 일수
- 통상시급은 파견사업주가 지급한 임금 기준
- 계약 종료 후 14일 이내 지급 (근기법 제36조)
파견 계약과 근로계약의 차이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파견 계약(A사—B사)이 종료되어도, 근로계약(A사—근로자)이 종료된 건 아닙니다.
- 파견 계약만 종료: 다른 사용회사로 재파견 → 근로관계 지속 → 연차 이월
- 근로계약까지 종료: 퇴사 → 미사용 연차 수당 정산
A사가 "파견 끝났으니 끝났다"며 근로계약도 일방적으로 종료한다면, 해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연차 발생의 연속성
같은 A사에 재고용되어 B사에서 C사로 파견이 바뀐 경우, 근로기간은 중단 없이 합산됩니다. 3년 근속자의 연차 16일 권리가 유지됩니다.
자주 발생하는 분쟁 사례 3가지
사례 1: "파견계약서에 연차는 사용사업주 승인 사항이라고 적혀 있어요"
→ 위법 조항. 파견법은 파견근로자에 대한 근기법 적용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사적 계약으로 연차 부여 주체를 바꿀 수 없습니다.
사례 2: "사용회사에서 연차 쓰려면 2주 전에 얘기하라고 했어요"
→ 파견사업주(A사)의 취업규칙에 따라야 합니다. B사의 사내 규정은 파견직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A사가 "B사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면 일부 효력 발생.
사례 3: "파견 종료됐는데 남은 연차 수당을 안 줍니다"
→ 근기법 제36조 위반. 금품 청산 14일 기한 후 미지급 시 **지연이자 20%**가 붙습니다. 노동청 진정 가능.
체크리스트: 파견직이 연차를 청구할 때
- **A사(파견사업주)**에게 연차 청구 — 서면 또는 이메일로 기록
- A사가 시기변경 요청 시, 구체적 사유와 대체 날짜 요구
- B사가 직접 거부하면, "A사를 통해 공식 통보해 달라" 요구
- 거부 사유가 "B사가 싫어해서"라면, 위법 소지 높음 — 기록 보관
- 파견 종료 시, 계약 종료일 기준 미사용 연차 일수 서면 확인
- 14일 내 수당 미지급 시 노동청(1350) 진정
핵심 정리
파견직의 연차 문제는 결국 **"누구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 월급 주는 곳(A사)에게 청구합니다.
- A사가 B사 편을 들어 거부하면, A사가 책임집니다.
- 파견 종료 ≠ 근로관계 종료. 연차는 이어집니다.
법은 파견직 편입니다. 구조를 알고 행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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